음성듣기
본문:
그런데 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 울다가 몸을 굽혀서 무덤 속을 들여다보니, 흰 옷을 입은 천사 둘이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의 시신이 놓여 있던 자리 머리맡에 있었고, 다른 한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여자여, 왜 우느냐?” 마리아가 대답하였다. “누가 우리 주님을 가져갔습니다.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뒤로 돌아섰을 때에, 그 마리아는 예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았지만, 그가 예수이신 줄은 알지 못하였다.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여자여, 왜 울고 있느냐? 누구를 찾느냐?” 마리아는 그가 동산지기인 줄 알고 “여보세요, 당신이 그를 옮겨 놓았거든, 어디에다 두었는지를 내게 말해 주세요. 내가 그를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 마리아가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부니!” 하고 불렀다. (그것은 ‘선생님!’이라는 뜻이다.)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게 손을 대지 말아라. 내가 아직 아버지께로 올라가지 않았다. 이제 내 형제들에게로 가서 이르기를, 내가 나의 아버지 곧 너희의 아버지, 나의 하나님 곧 너희의 하나님께로 올라간다고 말하여라.” 막달라 사람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주님을 보았다는 것과 주님께서 자기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것을 전하였다.
해설:
두 제자는 떠나고 막달라 마리아는 그 자리에 머문다. 요한 저자는 계속하여 막달라 마리아만을 주인공으로 묘사한다. 그는 무덤 밖에서 울다가 다시 무덤 안을 들여다 본다(11절). 그 때 전에 없던 광경이 보인다. 흰 옷 입은 천사 둘이 예수님의 시신이 놓여 있던 자리 머리맡과 발치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12절). 마리아는 두 사람을 번갈이 쳐다 보며 놀라고 있었을 것이다. 그 때 천사 중 하나가 왜 우느냐고 물었고, 마리아는 주님의 시신을 도난 당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13절).
이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리자, 뒤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이 보인다(14절). 이번에는 그 사람이 마리아에게 왜 우느냐고 묻는다. 마리아는 그가 그 동산을 지키는 사람인 줄 알고, 그가 예수님의 시신을 옮겨 놓았으면 어디에 있는지 알려 달라고 청한다(15절). 그러자 예수님이 “마리아야!” 하고 그의 이름을 부르신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 음성에 마리아는 그분이 주님인 것을 알아 차리고 돌아서서 “라부니!”(‘선생님’이라는 의미) 하고 응답한다(16절).
그때 마리아가 너무 반가운 나머지 그분의 발을 만지려 한다. 예수님은 “내게 손을 대지 말아라. 내가 아직 아버지께로 올라가지 않았다”(17절)고 말씀하신다. 그분은 마리아에게, 제자들에게 가서 당신이 하나님 아버지께 올라간다고 전하라고 하신다. “올라간다”는 말은 육신을 입고 역사 속으로 들어오셨던 그분이 다시 하나님의 차원으로 옮겨 가신다는 뜻이다. 그것을 우리는 ‘승천’이라고 부른다. 그 순간, 마리아의 마음에서 모든 슬픔이 사라지고 기쁨이 가득 들어찬다. 그는 곧바로 제자들에게 찾아가 부활하신 주님을 보았다는 것과 그분의 말씀을 전한다(18절).
묵상:
예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체포되셨을 때 남성 제자들은 모두 흩어져 버렸습니다. 베드로는 가야바의 관저까지 은밀히 숨어 들어가지만 그곳에서 예수님을 부인합니다. 오직 요한만이 십자가 처형의 자리에까지 따라갑니다. 예수님의 무덤이 비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요한은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그 의문을 풀 방법을 찾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었습니다. 나중에 부활하신 주님을 여러 차례 만나고 나서야 그들은 예수께서 진실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반면, 막달라 마리아는 빈 무덤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다른 여인들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 다니며 드러나지 않는 일로 섬겼습니다. 그들의 존재감은 십자가 처형장에 이르기 전까지는 베일이 감추어져 있었습니다. 역사의 무대에서 남성 제자들이 모두 사라지자 그들의 존재가 드러납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 그곳에 함께했습니다. 안식일이 끝나자 가장 먼저 그분의 무덤을 찾았습니다. 저자 요한은 무덤에 함께 갔던 여인들의 대표로 막달라 마리아에게 집중하여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기 전까지 그곳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그는 처음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영예를 얻습니다.
예수님은 “양들은 그[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그리고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서 이끌고 나간다”(10:3)고 하셨습니다. 무덤 밖에서 만난 예수님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셨고, 마리아는 그분의 음성을 알아듣습니다. 그제서야 마리아는 그분의 정체를 알아봅니다. 감격에 겨워 그가 그분에게 다가가려 하자 예수님은 그의 행동을 제지합니다. 부활하신 그분은 “볼 수는” 있으나 “잡을 수는 없는” 차원으로 옮겨 가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말씀을 알아들은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신이 주님을 “보았다”고 전합니다. 이로써 그는 온전한 믿음을 가졌던 최초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요절: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게 손을 대지 말아라. 내가 아직 아버지께로 올라가지 않았다. 이제 내 형제들에게로 가서 이르기를, 내가 나의 아버지 곧 너희의 아버지, 나의 하나님 곧 너희의 하나님께로 올라간다고 말하여라.”
기도:
주님을 뵙고 싶어 무덤에 머물렀던 마리아에게 다가오신 주님, 그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시고, 애통의 눈물을 환희의 눈물로 바꾸신 주님, 저희에게 다가오셔서 저희의 이름을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해주십시오.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사실 하나만 알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아멘.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