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7장: 순명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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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전략)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기 아바림 산줄기를 타고 올라가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준 땅을 바라보아라. 그 땅을 본 다음에는, 너의 형 아론이 간 것같이, 너 또한 너의 조상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너희 둘이 신 광야에서 나의 명을 어겼기 때문에, 그 땅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온 회중이 므리바에서 나를 거역하여 반란을 일으켰을 때에, 너희들은 물을 터뜨려 회중이 보는 앞에서, 나의 거룩한 권능을 보였어야만 하였는데, 너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것은 신 광야에 있는 가데스의 므리바에서 물이 터질 때의 일을 두고 말씀하신 것이다. 모세가 주님께 이렇게 아뢰었다. “모든 사람에게 영을 주시는 주 하나님, 이 회중 위에 한 사람을 임명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백성 앞에서 나가기도 하고, 백성 앞에서 들어오기도 할 것입니다. 백성을 데리고 나가기도 하고, 데리고 들어오기도 할 것입니다. 주님의 회중이 목자 없는 양 떼처럼 되지 않도록 하여 주십시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눈의 아들 여호수아를 데리고 오너라. 그는 영감을 받은 사람이다. 너는 그에게 손을 얹어라. 너는 그를 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 앞에 세우고, 그들이 보는 앞에서 그를 후계자로 임명하여라. 너는 그에게 네가 가지고 있는 권위를 물려주어서, 이스라엘 자손 온 회중이 그에게 복종하게 하여라. 그는, 상의할 일이 있을 때마다 제사장 엘르아살 앞에 가서 설 것이며, 여호수아를 대신하여, 엘르아살이 우림의 판결을 사용하여 나 주에게 여쭐 것이다. 그러면 여호수아와 그와 함께 있는 온 이스라엘 자손, 곧 온 총회는 그의 말에 따라서 나가기도 하고, 그의 말에 따라서 들어오기도 할 것이다.” 모세는 주님께서 그에게 명하신 대로 하였다. 모세는 여호수아를 데려다가 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 앞에 세우고,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자기의 손을 여호수아에게 얹어서, 그를 후계자로 임명하였다. (12-23절)

해설:

두 번째 인구조사가 끝나자 슬로보핫의 딸들이 모세에게 나온다. 슬로보핫은 므낫세 지파의 자손으로서 딸만 다섯을 낳고 세상을 떠났다. 그 딸들은 당시까지 모든 것이 남성 중심이었기에 가나안 땅에 들어가 토지를 분배할 때 자신들은 제외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아차렸다. 그들은 모세와 엘르아살 제사장을 찾아가, 자신들의 아버지에게 분배될 땅을 자신들이 받게 해 달라고 호소한다(1-4절). 광야 유랑 기간 동안에는 문제되지 않았던 새로운 상황을 만난 것이다. 

모세는 주님 앞에 나아가 이 문제를 두고 문의한다. 주님은, 딸들도 아들과 동일하게 유산을 물려 받게 하라고 지시하신다. 유산 문제에 있어서 여성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규정하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자녀를 두지 못했다고 해서 유산을 상실하는 일이 없도록 지침을 주신다. 자녀 없이 죽은 사람의 유산은 가장 먼저 형제에게 권리가 있고, 형제가 없으면 아버지의 형제에게 권리가 있으며, 그마저도 없으면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 권리가 있다(5-11절). 이 규정은 룻기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배경이 된다. 

이어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아바림산에 오르라고 하신다. 그곳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들어가 정착할 가나안 땅을 보게 하신 다음, 그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일러 주신다. 모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신 광야에서 행한 잘못 때문이다(12-14절). 모세는 담담히 하나님의 처분을 받아들이고, 그 대신 후계자를 지명해 주시기를 청한다. 하나님은 눈의 아들 여호수아를 지명하셨고, 모세는 엘르아살과 온 회중이 보는 앞에서 여호수아에게 안수하여 후계자로 삼는다(15-23절).

묵상:

인간적인 면에서 말하자면, 모세는 가나안 땅을 밟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40년 동안 그 모진 고역을 다 감당한 모세에게, 신 광야에서의 잘못을 이유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신 것은 지나친 처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모세는 담담하게 하나님의 처분을 받아들입니다. 그동안 하나님을 겪어 알았기에 그분의 처분에 이유를 달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처분은 항상 옳고,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은 그분의 처분을 따르는 것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개역개정에서는 ‘분복’이라고 불렀고, 새번역에서는 ‘몫’이라고 불렀습니다(전 2:10; 3:22; 5:18-19).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허락하신 몫이 있습니다. 민간신앙에서 말하는 팔자나 숙명은 꼼짝할 수 없이 사람을 가두는 것이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분복은 울타리 같은 것입니다. 그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넘어갈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를 분별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순명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모세는 운명과 싸운 선구자적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한계를 알고 받아들일 줄 아는 순명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운명과 싸우는 그의 모습도 아름답고 하나님의 몫에 순명하는 그의 뒷모습도 감동입니다. 그래서 “모세로 말하자면,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다”(12:3)라고 하셨습니다. 

요절: 13절

그 땅을 본 다음에는, 너의 형 아론이 간 것같이, 너 또한 너의 조상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기도:

저희의 한계를 저희의 분복으로 오인하지 않게 하시고, 저희의 욕망을 주님의 뜻으로 착각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저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분투하게 하시고, 주님의 뜻에는 자신을 꺾어 순명하게 해주십시오. 그 차이를 알도록 분별의 영을 주십시오. 아멘.

3 responses

  1. Bill Kim Avatar
    Bill Kim

    어렵고 힘들고 억울한 상황이 왔을 때에도 주님께서 함께하시고 지팡이와 막대기로 인도하시는 선한목자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감내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여호수아(여호와는구원)를 택하셔서 백성을 나가고 들어가게하시는 요절이 선한목자가 양들을 양우리에서 나가게하고 들어오게 인도하시는 예수님을 생각하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앞에가시는 예수님을 따라 십자가의 군병으로 승리의 삶을 살아내는 매일 매일 일상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2.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낯 선 도시에서 새벽을 맞습니다. 엘에이 시간으로는 한밤중이지만 여기는 5시입니다. 어제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인디애나에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여선교회 총회는 오늘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합니다. 웨스턴 쥬리스딕션 (서부지방) 회장인 다이앤, 연회 임원 줄리엣, 나 셋이 한 방을 쓰고 있습니다. 어제 밤에는 가지고 온 컴퓨터로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어 호텔에서 소개한 외부 테크니션과 통화를 하면서 어찌어찌 (?) 해결을 했습니다. 몇 해 전에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수퍼보울이 열렸기 때문에 스타디움과 컨벤션센터 주변에 호텔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연회별로 호텔을 미리 정해주면 참가자들이 좀 더 편하게 지낼텐데 우리 연회 회장이 이런 전국 행사에 익숙치 않다보니 여러번 제안을 했어도 듣지 않던 탓에 뿔뿔이 흩어져 투숙하고 있어서 행사 현장에서 마주치지 않으면 따로 만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어제는 미시시피에서 버스를 대절해 왔다는 회원들을 호텔 라비에서 만났는데 캘리포니아에서 왔다고 하니 멀리서 왔다며 신기해 하고 반가워하며 같이 기념사진을 찍자고들 해서 유쾌하게 응했습니다. 우리는 비행기로 4시간 넘게 걸렸고 그들은 버스로 12 시간 넘게 걸려 왔습니다. ‘여선교회 총회’라는 행사가 완전한 타인을 ‘예수 안의 자매 sisters in Christ’로 묶어줍니다. 특별히 연합감리교 여선교회는 미국 동부의 흑인 감리교회들과 연대가 깊습니다. 인종차별의 폐지와 교육과 의료 기회 확대, 선교와 구제 등의 이슈는 여선교회 회원의 삶과 신앙의 중심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슬로보핫 딸들이 아버지 몫의 땅의 권리를 주장하는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성경이 남성 중심적 시각의 산물이라고 말하다가도 민수기의 슬로보핫 스토리를 읽으면 하나님 어머니! 라는 감탄이 나오기도 합니다. 슬로보핫의 요청을 놓고 모세는 하나님 앞에 어찌 할까요 여쭙습니다. 하나님은 슬로보핫의 딸들에게 땅을 주라고 답하시지만 당장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지파의 남성들로부터 ‘경우의 수’ 같은 문제 제기가 일어나 규정은 조금 더 세밀한 조정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상당히 사실적인 전개입니다. 하나님이 명하시니 그대로 되는게 아니라 토론과 타협이 뒤따릅니다. ‘하나님의 뜻’과 ‘사람의 결정’이 seamless unity 가 아니라는걸 확인합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며 리더의 품격에 대해서도 또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여선교회 같은 단체 일을 하다 보면 리더쉽 이야기가 꼭 나옵니다. 특별히 요즘처럼 일 할 사람이 부족한 때에는 더 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 (무경험자,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어도 자원하면 그대로 세울 것인가, 아니면 공석으로 두더라도 잘 맞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늘 갈등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일견 부족한 사람도 자리를 맡으면 성장하고 성숙하게 됩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서 서로 도우면서 같이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성찰을 하고 자기 객관화가 되는 사람은 좋은 리더로 성장합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은퇴 시키시고 여호수아를 세우십니다. 여호수아는 이제 엘르아살의 도움을 받아 하나님의 뜻을 백성 안에서 이루는 리더로 빚어집니다. 모세와 아론, 미리암의 시대는 끝나고 백성 공동체의 세대교체가 일어납니다. 모세의 마지막 업무가 가나안 땅의 분배 준비라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아무 것도 없던 히브리 백성을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온 그는 이제 숨을 거두기 전에 지파별 가문별 가정별로 땅을 나눠줍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고, 땅 위에 번성하라고 복을 주신 하나님의 창조가 모세를 통해 계속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도 당신의 창조 파트너로 서로 서로 기쁨을 나누며 살게 하소서.

  3. gachi049 Avatar
    gachi049

    모세의 40여 년 인생길은 말할 수 없는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백성들의 끊임없는 불평 속에서 마음 아파하며, ‘왜 내가 이들을 이끌어야 하는가’라는 자괴감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 앞에 사명을 감당해 왔으나, 단 한 번 자신의 울분을 이기지 못해 하나님의 거룩함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주님, 말씀을 통해 모세의 순종과 그 엄중한 교훈을 배우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온전한 순종의 삶을 살길 원합니다. 그러나 저는 부족하고 연약하오니, 성령님의 세밀한 동행과 도우심이 절실합니다. 오직 주님의 원대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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