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본문:
그는 물과 피를 거쳐서 오신 분인데,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는 다만 물로써 오신 것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셨습니다. 성령은 증언하시는 분입니다. 성령은 곧 진리입니다. 증언하시는 이가 셋인데, 곧 성령과 물과 피입니다. 이 셋은 일치합니다. 우리가 사람의 증언도 받아들이거늘, 하나님의 증언은 더욱더 큰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증언은 이것이니, 곧 하나님이 자기 아들에 관해서 증언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사람은 그 증언을 자기 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이 자기 아들에 관해서 증언하신 그 증언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증언은 이것이니, 곧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다는 것과, 바로 이 생명은 그 아들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 아들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생명을 가지고 있고, 하나님의 아들을 모시고 있지 않은 사람은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해설:
구원자로 오신 그분은 “물과 피를 거쳐서”(6절) 오셨다. 여기서의 “물”은 세례에 사용된 물을 가리키고, “피”는 십자가에서 흘린 피를 의미한다. 예수님의 그리스도적 사역은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시면서 시작되었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완성되었다.
“그는 다만 물로써 오신 것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셨습니다”라는 말은 당시에 그리스도의 죽음을 부정했던 영지주의파 이단자들의 가르침에 대한 반박이다.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인간 예수의 몸을 빌려 활동하다가 십자가에서 운명하기 직전에 그 몸을 버려 놓고 떠났다고 가르쳤다. 사도 요한은 구원자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셔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셨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이 사실을 “증언하시는 분”은 성령이시다. 성령께서 이 사실을 믿게 하신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성령과 물과 피”(7절)는 나사렛 예수가 구원자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에 대한 세 증인이다. 율법에 의하면, 어떤 증언이 효력을 가지려면 최소한 두세 사람의 증언이 필요하다. 따라서 예수가 구원자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8-9절).
“성령과 물과 피가 증언한다”는 말은 곧 “하나님께서 그것들을 통해 증언하신다”는 뜻이다(10절). 따라서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사람은 하나님의 증언을 받아들인 것이고, 믿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여기는 셈이다(11절). 하나님께서 아들에 대해, 그를 믿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증언하신다(12절).
묵상:
요한 사도 당시 영지주의파 이단은 ‘인간 예수’와 ‘구원자 그리스도’를 구분했습니다. 영지주의는 이란의 조로아스터교에서 파생된 철학으로서,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물질계 위에 영적 세계가 존재하며, 물질계는 악한 신에 의해 창조되었고 영적 세계는 선한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두 신은 서로의 영역을 지배하기 위해 싸우고 있으며, 인간은 그 싸움에 연루되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것이 그들이 가르친 “영지” 즉 영적 지식이었습니다.
요한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 일부가 영지주의 사상에 예수의 복음을 접목시켰습니다. 구원자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 물질계 안에 갇힌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나사렛 청년 예수를 사로잡아 삼 년 동안 활동을 했고, 십자가에 달려 죽을 때 그의 육신을 버려두고 떠나갔다고 가르쳤습니다. 영적 존재는 죽임 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예수의 몸을 입고 가르친 것은 “영지” 즉 영적 깨달음이었습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은 것은 로마 시대에 일어난 수많은 비극 중 하나일 뿐,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영지주의파의 가르침은 지난 2천 년 동안 일부의 사람들에 의해 면면히 이어져 왔습니다. 그 가르침에 끌리는 요소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현대 신학자들 중에도 ‘역사적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성육신 교리도, 대속의 교리도, 부활과 승천에 대한 믿음도, 성령 강림과 재림의 교리도 필요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역사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단절이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스라엘을 통해 시작된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절정으로 끌어올린 분입니다. 아브라함을 부르신 목적, 율법을 통해 이루려 했던 목적, 예언자들을 통해 전한 목적이 모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십자가 사건은 하나님의 아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이룬 사건입니다.
그래서 요한 사도는 “성령과 물과 피”가 증인이라고 말합니다. 나사렛 청년 예수가 요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께서 임하여 그분의 공생애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스도가 인간 예수의 몸을 탈취한 것이 아니라, 인간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의 사역을 시작하신 것입니다. 그분은 십자가에서 단번에 영원한 속죄 제사를 드리셨습니다. 그분이 십자가에서 흘린 피는 믿는 이들의 죄를 씻어 주어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시켜 줍니다. 구원은 깨달음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보혈의 은혜를 의지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데 있습니다.
요절: 6절
그는 물과 피를 거쳐서 오신 분인데,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는 다만 물로써 오신 것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셨습니다. 성령은 증언하시는 분입니다. 성령은 곧 진리입니다.
기도:
하나님께서 만들어 가시는 거대한 구원 이야기 안에 저희가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전율을 느낍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함으로써 저희가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 안에 접속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의 한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니, 마음 든든합니다. 이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백성답게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아멘.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