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기 2장 1-13절: 약자 편에 서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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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싯딤에서 정탐꾼 두 사람을 보내며 일렀다. “가서, 몰래 그 땅을 정탐하여라. 특히 여리고 성을 잘 살펴라.” 그들은 그 곳을 떠나, 어느 창녀의 집에 들어가 거기에서 묵었다. 그 집에는 이름이 라합이라고 하는 창녀가 살고 있었다. 그 때에 여리고 왕은 이런 보고를 받았다. “아룁니다.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서 몇 사람이 오늘 밤에 이 모든 땅을 정탐하려고 이 곳으로 왔습니다.” 여리고 왕이 라합에게 전갈을 보냈다. “너에게 온 사람들 곧 네 집에 온 사람들을 데려오너라. 그들은 이 온 땅을 정탐하려고 왔다.” 그러나 그 여인은 두 사람을 데려다가 숨겨 놓고, 이렇게 말하였다. “그 사람들이 저에게로 오기는 했습니다만,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날이 어두워 성문을 닫을 때쯤 떠났는데,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빨리 사람을 풀어 그들을 뒤쫓게 하시면,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는, 그 여인이 그들을 지붕으로 데리고 올라가, 자기네 지붕 위에 널어 놓은 삼대 속에 숨겨 놓은 뒤였다. 뒤쫓는 사람들이 요단 길을 따라 나루터까지 그들을 뒤쫓았고, 뒤쫓는 사람들이 나가자마자 성문이 닫혔다. 정탐꾼들이 잠들기 전에, 라합은 지붕 위에 있는 그들에게 올라가서 말하였다. “나는 주님께서 이 땅을 당신들에게 주신 것을 압니다. 우리는 당신들 때문에 공포에 사로잡혀 있고, 이 땅의 주민들은 모두 하나같이 당신들 때문에 간담이 서늘했습니다. 당신들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에, 주님께서 당신들 앞에서 어떻게 홍해의 물을 마르게 하셨으며, 또 당신들이 요단 강 동쪽에 있는 아모리 사람의 두 왕 시혼과 옥을 어떻게 전멸시켜서 희생제물로 바쳤는가 하는 소식을, 우리가 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말을 듣고 간담이 서늘했고, 당신들 때문에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 위에서, 과연 주 당신들의 하나님만이 참 하나님이십니다. 내가 당신들에게 은혜를 베풀었으니, 이제 당신들도 내 아버지의 집안에 은혜를 베푸시겠다고 주님 앞에서 맹세를 하시고, 그것을 지키겠다는 확실한 징표를 나에게 주십시오. 그리고 나의 부모와 형제자매들과 그들에게 속한 모든 식구를 살려 주시고, 죽지 않도록 우리의 생명을 구하여 주십시오.”

해설:

모압 광야에서 요단강을 건너면 여리고 성이 나온다. 여호수아는 두 사람의 정탐꾼을 여리고로 보내어 그곳의 상황을 알아 보게 한다(1절). 두 정탐꾼은 여리고 성에 잠입하여 정찰 활동을 하던 중에 신분이 노출된 것을 알고 “어느 창녀의 집”에 숨는다. 여기에 사용된 히브리어 ‘조나’를 “여관 주인”으로 번역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성매매 여성으로 보는 것이 옳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여관에서 성매매가 이루어졌다. 라합은 그 집에서 성매매로 가족을 부양하고 있었다. 

여리고에 낯선 사람들이 나타났고 라합의 집에 숨었다는 정보가 왕에게 전해졌고(‘왕’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성주’다), 왕은 라합의 집에 군사를 파견하여 그를 잡아오게 한다(2-3절). 라합은 두 사람을 지붕의 삼대 사이에 숨겨 놓고, 군사들에게는 그들이 이미 자신의 집을 떠났다고 거짓 보고한다(4-6절). 군사들은 정탐꾼들을 추적하기 위해 성 밖으로 나갔고, 성문은 굳게 잠겼다(7절). 

어둠이 내리자 라합은 정탐꾼들에게 찾아가(8절) 여리고의 주민들이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소문을 듣고 두려워하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9절). 라합은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지난 일과 아모리 사람의 두 왕 시혼과 옥을 제압하고 그 민족을 전멸시킨 사건을 예로 들면서, 자신이 이스라엘의 하나님 같은 신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한다(10-11절). 

라합은 정탐꾼들에게, 자신들이 은혜를 베풀었으니, 그들도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 집에 은혜를 베풀어, 그들이 여리고 성을 점령할 때,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을 살려 달라고 요청한다. 라합은 그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징표를 달라고 요청한다(12-13절).

묵상:

라합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가나안 민족이 도덕적으로 심히 부패하여 그 땅이 그 거민을 토해내게 되었다는 사실(레 18:25-28; 20:22)을 기억해야 합니다. 도덕적인 부패가 심해지면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빚더미에 올라 앉게 되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빚더미 아래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하나 남은 몸을 파는 수밖에 없습니다. 남성들은 노예로, 여성들은 성매매로 내몰리게 되어 있습니다. 

라합이 성매매를 했다는 사실은 그가 도덕적으로 타락했다는 의미이기 이전에 경제적으로 절벽에 내몰렸다는 의미입니다. 연약한 여성으로서 성매매가 아니고는 가족을 부양할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의 집에 성벽 위에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그는 여리고 성의 가장자리로 밀려난 사람이었습니다. 라합은 그 혐오스러운 삶의 조건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으나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그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분이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철권 통치로부터 해방시킨 이야기와 홍해를 마른 땅처럼 걷게 하신 이야기 그리고 잔인하기로 소문난 아모리 민족을 싸워 이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집트 제국의 군대에 비하면 이스라엘 백성은 오합지졸의 무리에 불과했고, 전쟁의 신으로 알려져 있던 시혼과 옥이 이끄는 아모리 백성에게도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믿기 어려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라합은 그 이야기를 정탐꾼들에게 해 주면서, “우리는 그 말을 듣고 간담이 서늘했고, 당신들 때문에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 위에서, 과연 주 당신들의 하나님만이 참 하나님이십니다”(11절)라고 말합니다. 얼른 보면,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제일 강하신 분입니다”라는 뜻처럼 보입니다만, 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은 약한 자 편에 서서 싸우시는 분입니다”라는 뜻입니다. 

라합이 정탐꾼들을 숨겨주려 한 것은 약자 편에 서시는 하나님에게서 희망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는 도덕적 부패로 인해 여리고 성이 심판 받아 마땅하다고 인정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집에 숨어든 사람들이 정탐꾼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왕에게 협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탐꾼들을 보호해 주려는 라합의 결단은 “다 죽어도 나만은 살겠다”는 이기심의 표현이 아니라, 약자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에게서 희망을 발견하고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거는 선택이었습니다. 

요절: 11절

우리는 그 말을 듣고 간담이 서늘했고, 당신들 때문에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 위에서, 과연 주 당신들의 하나님만이 참 하나님이십니다.

기도:

저희가 주님의 은혜를 입은 것은 주님이 약자의 편에 서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어려움을 당할 때 저희가 주님을 향해 부르짖을 수 있는 것도 주님의 얼굴이 약자를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사회적 약자들 편에 서는 이유도 주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사와 찬양을 올립니다. 아멘.  

2 responses

  1.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저녁에 여선교회 줌미팅이 있어 두 시간을 앉아 있었더니 그럭저럭 나아가던 몸살과 두통이 다시 심해져서 통 잠을 못자고 한밤중에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여리고 성 이야기는 가나안 정복이 이스라엘 백성 편으로 진행될 것을 알려주는 예고편과 같습니다. 여리고에 잠입한 정탐꾼을 라합이 도와주는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라합이 정탐꾼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났을까요. 아마 여리고성 진격을 뒤로 미뤄야 했을 겁니다. 라합이 여리고 성의 주민이면서도 침입자 편에 선다는 설정도 흥미롭습니다. 밀려난 사람, 현 체제에서는 아무 희망이 없는 사람의 선택을 보여 줍니다. 모세 때에 가나안으로 열두 명의 정탐꾼을 보냈습니다. 그 때 열 명은 가나안 땅의 주민이 거인이며 도시는 단단한 성벽 안에 견고하게 서 있어서 자기들은 메뚜기처럼 왜소하다는 부정적인 보고를 했습니다. 십년 쯤 지나 이번에는 여호수아가 두 명의 정탐꾼을 여리고로 보냅니다. 정탐꾼을 잘 숨겨주고 도와준 라합은 가나안 지역에 도는 이스라엘에 관한 소문을 전합니다. 그 소문은 위대한 여호와의 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빠져 나온 이야기, 홍해가 갈라진 기적,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아모리 부족을 대파한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들으며 ‘간담이 서늘해졌다’고 말합니다. 흥미롭게도 모세가 보낸 열 명의 정탐꾼은 가나안이 무섭다고 했는데 라합은 가나안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두려워한다고 말합니다. 가나안 정복의 시간이 무르익은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라합이 정탐꾼을 숨겨주고 도와준 일은 그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훗날 전쟁에서 이길 때 자기 가족을 살려달라는 약조를 받아 둡니다. 잃을 것이 없고, 더 나빠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베팅입니다. 정탐꾼의 목숨을 구해준 라합은 자기와 가족의 목숨을 정탐꾼에게 맡깁니다. 문학적인 구도가 돋보이는 스토리입니다. 인간의 시간 크로노스와 하나님의 시간 카이로스가 교차하는 것 같습니다. 라합이 없었어도 주님의 역사는 일어났겠지요. 그러나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라합이 한 행동이 주님의 뜻을 이루고 역사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은 주의 자비하심을 보여줍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왕을 이기는 라합의 꾀가 통쾌합니다.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마른 폭풍이 지나간 끝이라서일까요? 아직도 하늘에는 비구름의 끝자락이 깔려있고 승강장에는 바람이 일렁입니다. 목요일.

    기생 라합 이야기 (여2:1-13). 히브리서에서 믿음의 거인 중 하나로 소개되는 인물. 이방인, 창녀(prostitute), 그리고 여적 행위를 저지른 내통자. 그런 그에게 여호와의 구원이 임하는 이야기. 그는 이스라엘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족보에도 이름을 올립니다. 전래 야담의 인물로 여호수아서의 저자층에 의해 문학적으로 재구성된 캐릭터라지요? (Copilot).

    강고한 세상, 악의 본진을 상징하는 곳 여리고 성. 그 안에도 가장 뜻밖의 장소에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이가 있고, 그의 손과 입을 통해 전쟁을 미리 준비해주시는 분, 여호와 이레. 그 분께서 나와 내 가족이 싸워야할 이 전쟁도 능히 견디고 이기게 하실 것을. 간절히 기도하는 아침.

    메트로를 타고 출근합니다. 일터를 향해, 오늘의 전투를 향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애잔해 보이네요. 지금까지 도우시고 이 쓸데없는 것의 삶의 여정을 지금까지 이끄신 이. 에벤에셀. 오늘 여호와의 도움이 제게 임하시길. 그 자비하신 도움과 인도의 축복을 아이들에게도 부어주시길. 오 예수. 나의 친구,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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