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기 4장 15-24절: 기억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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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주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증거궤를 메고 있는 제사장들에게 명령하여 요단 강에서 올라오게 하여라.” 그래서 여호수아가 제사장들에게 요단 강에서 올라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주님의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요단 강 가운데서 올라와서 제사장들의 발바닥이 마른 땅을 밟는 순간, 요단 강 물이 다시 원래대로 흘러 전과 같이 강둑에 넘쳤다. 백성이 첫째 달 열흘에 요단 강을 건너 여리고 동쪽 변두리 길갈에 진을 쳤다. 여호수아는 요단 강에서 가져 온 돌 열두 개를 길갈에 세우고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들 자손이 훗날 그 아버지들에게 이 돌들의 뜻이 무엇인지를 묻거든, 당신들은 자손에게 이렇게 알려 주십시오. ‘이스라엘 백성이 이 요단 강을 마른 땅으로 건넜다. 우리가 홍해를 다 건널 때까지, 주 우리의 하나님이 우리 앞에서 그것을 마르게 하신 것과 같이, 우리가 요단 강을 다 건널 때까지, 주 우리의 하나님이 요단 강 물을 마르게 하셨다. 그렇게 하신 것은, 땅의 모든 백성이 주님의 능력이 얼마나 강하신가를 알도록 하고, 우리가 영원토록 주 우리의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해설:

앞에서는 “언약궤”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증거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16절). “언약궤”는 ‘아론 하브릿’의 번역인데,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맺은 언약을 상징한다는 의미다. “증거궤”는 ‘아론 하에두트‘의 번역인데, 그 궤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셨다는 사실을 증언한다는 뜻이다. 주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증거궤를 멘 제사장들을 요단 강에서 올라오게 하라고 명하신다. 여호수아가 제사장들에게 명령하자(17절), 강 바닥에 서 있던 제사장들이 육지로 올라왔고, 그 즉시 다시 물이 흐르기 시작한다(18절). 

“첫째 달 열흘”(19절)은 유대력으로 1월 10일을 가리킨다. 이집트인들에게 마지막 재앙이 닥치고 이스라엘 백성이 유월절 음식을 먹는 날도 유대력으로 1월 10일이었다(출 12:3). 두 가지 이유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1월 10일은 특별한 날이 되었다. 요단 강을 건넌 그들은 길갈에 진을 쳤는데, 그곳은 요단 강 서편에, 여리고 성 동편에 있었다.길갈은 한 동안 이스라엘 백성의 본진 역할을 했다. 

여호수아는 그곳에 돌 열두 개를 세우고(20절), 앞으로 자녀들이 그 돌들에 대해 물을 때, 조상들이 홍해를 마른 땅 지나듯 건넌 것처럼 주님의 은혜로 그들이 요단 강을 마른 땅 지나듯 건넜다는 사실을 말해 주라고 지시한다(21-23절). 앞에서(6-7절) 주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말해 준 사실을 여호수아가 온 백성에게 전해 준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런 이적을 베푸신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주님의 능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다른 민족들에게 알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 백성이 영원토록 하나님을 경외하게 하려는 것이다(24절).  

묵상:

구약성경을 무심코 읽다 보면,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하나님의 이적이 일상사처럼 일어난 것처럼 착각하기 쉽습니다.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도 이적은 가끔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오늘 우리가 그런 것처럼 하나님이 안 계신 것 같은 혹은 침묵하시는 것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 시간에도 그들이 여전히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 일어났던 이적을 기억하고 전해주는 일에 정성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약성경에서 “기억하다”(히브리어 ‘자카르’) 혹은 “기억”이 170회 이상 나옵니다. 신명기에 기록된 모세의 설교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기억할 대상은 하나님께서 언약 가운데 행하신 일들입니다. 

과거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 안에 “기억하게 하는 것”(reminder)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칠일째 되는 날마다 노동을 쉬고 안식일을 지키라고 하신 이유는 하나님의 창조와 이집트로부터의 해방을 기억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유월절, 무교절, 장막절, 칠칠절 같은 절기도 시간 안에 세우는 성소로서, 과거의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기억하게 해 줍니다. 성막(후에 성전)은 공간 안에 세워진 “기억하게 하는 것”입니다. 성전 안에 둔 언약궤(증거궤 혹은 법궤)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언약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유월절에 먹는 유월절 음식도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게 하는 물질입니다. 과거의 사건을 오늘 기억하면, 그 사건이 현재화됩니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선 자리에 두 개의 돌을 세워 기념비로 만들고, 그 자리에서 가져 온 열두 개의 돌을 길갈에 세워 기념비로 삼게 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요단 강을 건너는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보여 주신 이적을 기억하고 후손에게 전해 주라고 하십니다. 그 사실을 기억하면 하나님이 없는 것 같아 보이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그분을 믿고 의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누시면서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눅 22:19)고 말씀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일 삼아 기억하지 않으면 잊혀집니다. 잊혀져서 좋은 것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일들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례 받은 날, 성령 체험한 날 혹은 구원의 은혜를 경험한 날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영적 습관입니다. 천주교회는 예배당 입구에 물 접시를 두어서 예배 드리러 들어갈 때 그 물을 찍어 자신의 이마에 바름으로써 자신의 세례를 기억하게 합니다. 기억하는 순간, 과거의 그 사건은 지금 다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절: 24절

그렇게 하신 것은, 땅의 모든 백성이 주님의 능력이 얼마나 강하신가를 알도록 하고, 우리가 영원토록 주 우리의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기도:

저희에게 망각의 은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도 내면에서 저희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정적인 기억들이 있다면, 그것들로부터 해방시켜 주셔서, 현재가 과거에 지배당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주님께서 저희에게 행하신 일들에 대해서는 기억의 은혜를 주십시오. 시간 안에 그리고 저희가 사는 공간 안에 “기억하게 하는 것들”을 두어, 과거에 경험한 주님의 은혜가 오늘 살아있는 능력이 되게 해주십시오. 아멘.  

3 responses

  1. gachi049 Avatar

    육신의 즐거움에 취해 주일을 거룩히 지키지 못했던 저희의 허물을 회개하오니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어떤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홍해를 가르시고 요단강을 건너게 하신 주님의 능력과, 십자가 보혈로 이루신 구원의 사랑을 평생 기억하며 담대히 전하게 하소서. 성령님께서 늘 함께하시고 인도해 주시기를 원하오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 Bill Kim Avatar
    Bill Kim

    컴퓨터를 열려면 password 를 기억하고 입력하여야만 열리는것 같이 요단강을 건느는 password“CROSS” 를 기억하고 품고 사는것이 주님의 약속입니다. 은혜와 부활과 승천과 새하늘과 새땅의 소망에 감사하며 절기에 따라 믿음의 공동체가 예배를 드리고 사귐의 소리 식구의 일상이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예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영과 진리로, 요단강을 건늘때까지——- 아멘

  3.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은 푸르게 드높고 대기는 신선한 아침, 수요일입니다.

    주어진 본문을 읽습니다 (여4:17-24). 요단 강을 도하한 이스라엘. 여리고 전쟁을 앞두고 그 동편 길갈에 진을 치고 요단강에서 가져온 열두개의 돌로 기념석 (=돌 무더기)을 세웁니다.

    이 아침 목사님의 묵상과 기도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제 삶 가운데도 창일한 요단을 마른땅으로 바꾸시고 바다를 갈라 건너게 하신 일들이 있었겠죠? 하지만 그런 기억들도 먼지쌓인 앨범 속의 사진처럼 점점 흐려지고 희미해져가는 둣. 고통과 상처의 기억은 강물에 흘려보내고 은혜와 도움의 기억은 마음의 돌판 위에 새길 수 있다면.

    이제 하루를 시작하려 합니다. 생각이 많았던지 좀 여러번 깼지만 그래도 자게하셔서 감사. 아침에는 눈을 뜨고 오늘이라는 이름의 선물상자를 엽니다. 따뜻이 샤워하고 빵과 커피도 먹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의 도움이 되어주신 이. 에벤에셀의 주를 기억하는 하루가 되기를.

    고통과 슬픔이 많은 인생. 여리고 같이 강고하며 골리앗 같이 무서운 세상. 두려움과 실망을 소망과 믿음으로 이기고 주님과 함께 앞으로, 요단의 창일한 물 위로 걸어가는, 세상을 이기는 날들. 그것이 나의 이야기가 되었으면. 아이들에게도 같은 축복을 부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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