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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그러나 여러분은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을, 여러분이 선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전에는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었으나, 지금은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자비를 입지 못한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자비를 입은 사람입니다.
해설:
위에서 사도는, 믿는 이들이 살아 있는 모퉁이돌 예수 그리스도를 기준으로 연합한 교회는 새로운 성전이며 세상을 향해 제사장 공동체가 된다고 했다. 이어서 사도는 새 이스라엘로서의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구약의 말씀들을 동원하여 설명한다. 여기서 “여러분”은 믿는 사람들 각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룬 교회를 의미한다.
“택하심을 받은 족속”(9절)은 옛 이스라엘에 사용된 표현이다. 헬라어 구약성경(LXX) 이사야서 43장 20절에 동일한 표현이 나온다.“족속”은 “혈통” 혹은 “민족”을 의미한다. 옛 이스라엘은 아브라함의 혈통을 따랐지만, 새로운 이스라엘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으로 형성되었다. 예수님이 ‘포도원 품꾼의 비유’(마 21:33-46)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원래의 포도원 소작인들(옛 이스라엘)이 책임을 다하지 못함으로 인해 포도원 주인(하나님)은 “열매를 맺는 다른 민족”(교회)를 선택하셨다.
“왕과 같은 제사장”은 헬라어 구약성경 출애굽기 19장 6절을 인용한 표현이다. “제사장”은 헬라어 ‘히에라튜마’의 번역인데, 이것은 제사장 전체를 가리키는 집합 명사다. 앞에서 사도는, 교회가 모퉁이돌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거룩한 제사장”이 되었다고 했다(5절). “왕과 같은”은 “제사장”을 수식하는 형용사로서 “왕족의”라는 의미다. 교회는 영원한 왕이신 하나님의 자녀들의 공동체다.
“거룩한 민족”도 헬라어 구약성경 19장 6절에 나오는 표현이다. 히브리어에서 “거룩”은 “구별됨”을 의미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 하나님의 선민으로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했는데, 그 일에 실패했다. 새로운 선민으로서 교회는 이 세상에서 동일한 사명을 부여받았다. 그래서 사도는 그들을 “나그네”로 표현한 것이다.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이라는 표현도 헬라어 구약성경에서 빌어온 것이다(말 3:17, 사 43:21).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소유다. 그분에 의해 창조되었고 그분의 다스림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위해 부름받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소유물이다. “백성”은 ‘라오스’의 번역으로서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는데, 여기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도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그들이 이토록 고귀한 자리에 서게 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 때문이다. 그래서 사도는 하나님을,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이라고 묘사한다. “어둠”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살던 그들의 과거 삶의 방식을 의미하고, “자기의 놀라운 빛”은 그분의 진리를 가리킨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이런 은혜를 베푸신 이유는 그분의 “업적”을 선포하게 하려는 것이다. “업적”은 하나님이 행하신 창조와 구원의 역사를 가리킨다.
10절은 호세아서 1장 6절, 9절, 2장 23절 등에 나오는 말씀을 신도들에게 적용한 것이다. 소아시아의 다섯 도시에 흩어져 살던 신도들은 혈통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었으나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고, 하나님의 자비를 입은 백성이 되었다.
묵상:
인간의 타락한 본성에는 자신만을 위하려는 성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존이 가능했기에 자기중심성의 욕망을 어느 정도 제어해야 했습니다. 물질 문명이 발전한 후로는 타인의 도움 없이도 혼자 잘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생겨났습니다. 이 믿음은 자기중심적인 욕망을 극한으로 표출하게 만들었습니다.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홀로 마시는 술), “혼생”(혼자 사는 인생) 이라는 말이 흔해졌습니다. “핵 개인 시대” 라는 표현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이런 경향으로 인해 기독교 신앙을 개인주의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심화되었습니다. “구원”이란 자신과 하나님 사이의 “개인적 관계”(private relationship)이며, 죽고 나서 천국 가는 것으로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신앙생활은, 혼자서 기도하고 말씀 묵상하며 거룩하고 의롭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신앙은 개인적인 문제로 작아져 버렸습니다. 소위 “가나안 성도”(교회 생활을 하다가 멈춘 사람들)의 현상은 “혼자서도 괜찮다”는 개인주의적인 사고 방식으로 인해 심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편지를 읽으면서 주목하는 점 중 하나는, 신도들을 하나님에게서 선택받은 ‘하나의 백성’으로 본다는 사실입니다. 신도들 하나하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새로 남으로써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기 때문입니다. 각 개인의 거듭남은 시작이며, 새로운 언약 백성의 출현은 결과입니다. 신도들은 여러 지역에 흩어져 지역 교회를 이루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은 하나의 거룩한 백성입니다. 후대의 신학자들은 그것을 “공교회” 혹은 “우주적 교회”라고 불렀습니다. 믿는 이들은 지역과 인종과 국가를 초월하여 서로 연대하여 한 몸, 한 백성, 한 족속이 됩니다.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버리면, 한국 국민으로서의 자격과 특권을 상실하는 반면, 미국 시민으로서의 자격과 특권을 얻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 나라의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에 그 자격과 특권을 얻고 누릴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왕같은 제사장 나라의 자격과 특권을 누리는 것은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말의 참 의미입니다.
요절: 9절
그러나 여러분은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을, 여러분이 선포하는 것입니다.
기도:
저희에게 사랑할 만한 교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역 교회를 통해 우주적 교회에 속하게 되었음에 감사드립니다. 교회를 통해 이어가시는 주님의 구원 역사에 참여하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덧없이 허비될 인생을 부르셔서 주님 나라 안에 살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이 땅에서 나그네로 사는 동안, 이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고 살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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